서울시와 경기도의 사회성과연계채권(SIB) – 오해와 사실

 

업무 상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SIB)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서울시 SIB와 경기도 SIB에 대해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유인즉 서울시청과 경기도청 모두 아시아 첫 SIB라는 타이틀을 붙여 사업을 홍보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서울시와 경기도 SIB 사업의 추진과정에 참여하고 지켜본 입장에서 이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남기고자 한다.

 

우리나라 SIB 사업 추진현황

서울시의 SIB 사업 추진현황은 다음과 같다.

  • 2014년 3월 20일 : 서울시의회, 「서울특별시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 조례」 제정
  • 2015년 4월 23일 : 서울시 SIB 사업 시의회 의결
  • 2015년 7월 : 서울시 SIB 운영기관 선정
  • 2015년 10월 21일 : 서울시-운영기관, 협약 체결
  • 2016년 3월 : 운영기관, 서울시 제1호 SIB 투자자 모집 완료
  • 2016년 4월 : 운영기관, 서울시 제1호 SIB 사업 수행기관 선정 완료

경기도의 SIB 사업 추진현황은 다음과 같다.

  • 2015년 7월 17일 : 경기도의회, 「경기도 사회성과 보상사업 운영 조례」 제정
  • 2016년 2월 : 경기도 SIB 운영기관 선정
  • 2016년 4월 26일 : 경기도 SIB 사업 및 운영기관 도의회 승인

∴ 서울시가 우리나라(아시아)에서 처음으로 SIB를 도입하였다.

 

와전의 원인

이와같이 명확한 사실이 와전된 이유는 경기도에서 “아시아 최초의 SIB 방식 복지사업”으로 보도자료가 나가고 홍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시 SIB도 복지위에서 심의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업이다. 게다가 ‘복지사업’이라는 말을 붙여 굳이 범위를 한정시켜 표현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너도 나도 사업을 할 때마다 최초의 ‘고용증진’ SIB, 최초의 ‘친환경’ SIB 등의 표현을 쓴다면 수많은 원조식당처럼 사실을 흐리고, 사람들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하는 역효과만 내게 된다. 정부의 정책은 하나의 역사적 기록으로서 오류가 사실처럼 확산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개척자들의 노고

필자가 이러한 말을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무 것도 없는 맨땅에서부터 제도를 만들고, 사업을 설계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사업수행에 참여한 사람들은 누구보다 앞서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일을 만들어간다는 보람이 있기에 첫 사업에 참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의 기여가 잊혀지게 만드는 왜곡된 정보의 확산은 그들의 노고와 결정에 누가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이다. 그들의 위험부담과 개척정신이 폄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 사업의 의미

사실 두 번째로 SIB를 도입한 경기도청도 의미 있는 결정을 한 것이고, 그 결정은 칭찬받을 만하다. SIB를 도입함으로써 공공사업의 확대와 효율적인 예산집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경기도청은 도민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도 경기도 SIB의 도입 취지에 대해서 달리 말하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경기도 SIB 사업이 성공해서 좋은 사례를 남기기를 바라고 있다.

 

첨언

필자는 오랜 시간 경기도청에 자문하였고, 도청 관계자들과도 가깝게 지낸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의 실무자로서 공적인 의무가 있다. 서울시청/투자자/수행기관과 같은 서울시 SIB 사업의 참여자들을 위해, 그리고 오해의 정정과 정확한 사실의 보존을 위해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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