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사업의 재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재개

 

지난 해 한 차례 부결되어 잠시 표류했던 서울시의 첫 SIB 사업이 공식적으로 운영기관을 선정하게 되면서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로써 서울시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SIB를 통해 공공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


서울시 제1호 SIB 주제

서울시 제1호 SIB의 주제는 서울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 거주하는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아동들의 사회성과 기초학습능력의 향상을 통해 자립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 주제가 선정된 이유들 중 요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서울시의 사업이기 때문에 서울시 행정과 유관한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 공동생활가정에는 불우한 환경적 요인으로 심각한 정서 문제, 학습능력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이 많으며, 경계선지능 아동의 비율도 높다.
  •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경계선지능 아동의 경우 시설을 나온 후 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 아동의 15배가 넘는다. 이는 환경과 학습능력, 학습능력과 사회적 자립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 경계선지능 아동의 경우 방치되었을 때 지적장애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일생에 걸쳐 막대한 사회비용이 발생한다.
  • 특히 공동생활가정과 경계선지능 아동 모두 정부의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러한 문제가 발견되어도 충분한 자원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 위와 같은 이유들로 공동생활가정 내 경계선아동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면 대상 아동들의 사회적 자립 가능성을 높이게 되어(수급자가 되거나 지적장애가 되는 등의 문제를 예방하게 되어) 커다란 예방정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울시 SIB 진행 현황

작년 9월 서울특별시의회에서 SIB 사업이 부결된 후, 10월 말 재상정이 되었으나 반년이 지나 올해 4월에 의결이 되었다. 공식적인 의안 명칭은 ‘공동생활가정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 동의안’이다. 서울시에서 작성한 제안 이유를 일부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성과에 기반한 예산집행을 통해 우리시 예산을 보다 효과적·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그룹홈에서 보호하고 있는 아동 중 정서불안·학습부진을 겪고 있는 경계선급 지능 및 경증 지적장애 아동에게 민간 투자를 통해 자립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정상적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육성하고자… 의회의 동의를 받고자 함.”

다행히도 올해 4월 표결 시에는 어떤 반대도 없이 상정안이 의결되어,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아시아 최초로 SIB를 추진하는 정부가 되었다. 처음 사업이 부결된 이후 참으로 길게 느껴진 반년이 지나 이제야 가지에 봉오리가 하나 맺힌 느낌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5 ~ 6월 간 SIB 사업을 총괄하는 운영기관을 공모하였고, 7월에 서울시 심의위원회에서 SIB 기획 및 임팩트투자를 위해 설립된 법인인 ‘팬임팩트코리아(Pan-Impact Korea)’를 운영기관으로 선정하였다.

※ 팬임팩트코리아 홈페이지 : www.panimpact.kr


향후 과제

우리나라에서 SIB 운영기관까지 결정된 것은 커다란 진척이지만 이제 사업의 첫 단추를 꿴 것이며 앞으로 서울시와 운영기관이 해야 할 과업들이 많이 남아 있다.

먼저 서울시와 운영기관은 공동으로 독립적인 평가기관을 선정해야 한다. 평가기관은 객관적 지표를 통해 성과를 측정하는 업무를 하게 되는데 정부나 투자자로부터의 독립성이 결과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에 운영기관과 공동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는 사업 대상자의 사전 데이터 확보를 위해 서울시 내 공동생활가정 아동들의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운영기관은 SIB에 투자할 민간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며, 공동생활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사업을 직접 실행할 능력 있는 수행기관을 공모하고 선정해야 한다. 투자금의 집행으로 실제 사업이 시작되면 운영기관은 수행기관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서울시, 투자자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

수행기관이 사업을 개시하기까지 위의 모든 과업이 내년 초까지 마무리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서울시와 팬임팩트코리아는 밀도 있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Print Friendly, PDF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