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014

사회적경제에 관한 세 가지 이슈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지속가능성 간의 우선순위 : 양자가 동시에 중요

영리기반의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쫒는 동기에 의해 시장이 유지된다는 실증적 믿음에 근거한다. 영리경제의 원칙은 준법을 전제로 최대의 재무적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의 사회책임이 강조되면서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우선시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보다 강조하는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그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기 때문에 재무적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의 자생력에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사회적경제에도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지속가능성은 동시에 중요하다. 영리기업에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더 많은 사회공헌이 요구되고, 사회적경제는 엄연한 경제활동주체로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수익창출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보다 더 어려운 과업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영리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재무적 지속성을 달성한 후에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그 정체성 자체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면서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경쟁의 필요성 : 경쟁에 대한 인식과 수용 필요

경쟁이 만들어내는 장점 중 하나는 경쟁을 통한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동기부여와 강렬한 자기노력의 수반이다. 그러나 낙오자의 양산, 승자독식, 무분별한 시장개방과 민영화 등 경쟁에 의한 부작용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러한 경쟁의 양면성으로 인해 경쟁의 논점은 중간적 타협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호혜와 협력을 강조하는 사회적경제는 신자유주의적 폐단이 살아있는 현 사회에서 긍정적인 상쇄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사회적경제의 규범적 기능이기도 하다. 자유시장경제의 지나친 경쟁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규범적 가치들이 상쇄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내에 경쟁이 필요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는 정부의 각종 지원책의 보호막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경제 활동가도 사업모델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경쟁이 필요하며, 이는 사회적경제 자체의 지속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사회적경제의 경쟁상대는 사회적경제 내에만 있는 게 아니라 결국 바깥에 있는 모든 경제주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경제도 경쟁을 받아들이고 부실기업의 퇴출과 구조조정, 우수한 활동가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긍정적인 체질개선을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에 관한 정부정책도 보호주의에서 부분적인 경쟁의 도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자금지원 방식 : 보조금에서 금융으로

영리영역의 자금지원은 금융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현재 사회적경제는 공여적인 보조금이 주를 이룬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그 시장의 급속한 확대와 지속성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나, 외부 의존성을 높이고,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지속에 의미가 없는 한계기업들이 생명을 연장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도 발생시켰다. 사회적기업의 경우 2010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296건에 이르는 등 가치를 강조하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모순적인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사회적경제의 정부 의존성을 줄이고, 역량강화를 촉진하고, 정직하고 우수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재정의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보조금 지원 방식이 점진적으로 금융지원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금융은 시혜성 자금이 아니며, 수요자가 책임을 진다. 또한 금융 자체의 심의기능으로 역량 있는 기업이 선별되며, 자금의 선순환을 통해 더욱 많은 사업을 지원할 수 있게 만든다.

여기서 사회적금융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 사회적금융의 수요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회적경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금융기관 설립과 사회적금융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