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경제의 자기성찰

 

사회적금융 실무를 수행하고 주로 청사진과 이점을 강조하면서도, 보다 현실적으로는 대안경제(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문제점들도 자각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 간략하지만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들을 짧게 언급해 보고자 한다.

 

1. 부가가치 창출 능력

사회적금융을 통해 지속가능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금 수요자가 사회적 편익은 물론 재무적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사회적기업과 같은 자금수요자가 지원받은 자금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렇게 창출한 수익을 환원하여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만 사회적금융 자체의 지속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을 사용하는 사회적기업이나 활동가들이 보다 기업가다운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재무적 수익은 사업을 지속하고 자금을 순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를 무시한 채 좋은 일만을 강조하는 집단은 기업이 아닌 자선단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 기회비용의 망각

모든 활동에는 물질과 시간이라는 자원이 필요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자원을 다른 곳에 사용하여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회비용의 발생과 크기를 무시한 채 자신의 활동이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효과만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XX’, ‘대안적XX’, ‘윤리적XX’라는 말을 하는 것과, 이러한 효과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자신이 소비하는 자원과 정부지원금에 대한 기회비용이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비영리 활동가들이 이러한 실수를 한다.

3. 관념적 언어

제3섹터·시민사회의 활동가들은 관념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밑바닥부터 시민의 생활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그들의 언어가 보통의 시민이 이해할 수 없는 의미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겠지만 생소한 개념들을 보다 더 구체화 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개념에 대한 지나친 관념화 외에도 그들의 활동성과에 대한 구체성 부족한 평가방법도 개선해야 한다. 그들 활동이 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다수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영향(기회비용을 포함한 순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또는 차용)하고,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4. 이분법적 사고

대안적인 것은 모두 다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이라고 포장하는 것에는 심각한 이분법적 흑백논리가 내포되어 있다. 상업적 경제 활동을 통해 소비와 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파이의 크기를 키우고, 절대적 빈곤을 완화하는 측면에서 나름의 미덕과 효용이 있다.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루도록 시대에 따라 방점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인데, 이를 윤리/비윤리의 이분법으로 논하는 것은 비약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경향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고가의 친환경 식품을 만들면서 윤리적인 식품이라고 주장한다면, 인스턴트 라면은 비윤리적인 식품이 되는 것일까?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기호식품이 되어주는 라면이 어떤 이들에게는 비싼 제품보다 더 윤리적일 수도 있다. 즉, 특정한 정성적 차이를 ‘윤리’로 비약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5. 전문성 부족

상업경제와 주류금융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그것들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만약 그 분야에 대한 지식 없이 편견과 선입견으로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것 또한 편협하고 현실성 없는 관념에 불과할 것이다. 대안적인 개념을 수행하는 집단들의 전문성 부족은 그들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세계의 대표적 사회적은행인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은행(Triodos Bank)도 초기에는 성장을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가, 1990년대 초 인력의 전문성 제고에 집중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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