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 실업 해소 SIB 사업 소개 (전편)

 

2019년 12월 24일 성탄 이브 날, 팬임팩트코리아는 서울시로부터 받은 SIB의 성과보상금을 투자자에게 상환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첫 사회성과보상사업을 마무리 지었고, 투자자들에게는 사업의 성공과 보상금이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다.

한편으로 첫 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됨과 동시에 숨 돌릴 틈 없이 새로운 사업이 준비되고 있었다. 이는 서울시가 두 번째로 추진하는 SIB 사업으로서 공식적인 명칭은 ‘서울특별시 청년 실업 해소 사회성과보상사업’이다. 팬임팩트코리아는 이 사업의 운영기관으로서 2회에 걸쳐 이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사회 문제

첫 SIB 사업은 수혜대상이 경계선지능 아동으로서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설명이 필요했는데, 청년 실업의 경우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물론 사업을 소개하는 글에서 배경 설명을 생략할 수는 없으니 간략하게 서술하도록 하겠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인구는 40~50만 명이지만,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구직단념자가 포함된 잠재구직자를 고려하면 100만 명이 넘는다. 게다가 취업시험 또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의 수도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인원을 고려하여 일자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비율을 산정하면 20~30%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청년 실업의 현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는데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 실업률의 격차는 1990년대에 3%p대에서 2017년에 이르러 6%p대가 되어 두 배나 증가하였다.

정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실업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민간의 신규채용이 위축되고,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것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방치되면 소득 및 생산성 감소, 경제성장 및 사회통합 저하 등의 장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업 설계 시의 고민

팬임팩트코리아에서 이 사업을 기획할 때 심각하게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 SIB는 설계 시 사회비용의 절감효과를 계량화해야 하는데 사업 대상자들 위주로 취업률 향상을 도모해도 국가 전체적인 편익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문제였다.

왜냐하면 전체 일자리 수요의 증대 없는 구직 수혜자 중심의 정책은 누군가 취업했을 경우 다른 잠재적 구직자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외부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취업자로 인한 이익은 그 자리에 취업할 수도 있었던 미취업자의 손실로 인해 상쇄되며, 국가 전체적인 편익 증대효과는 미미해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미취업 청년의 경우 고학력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노동공급자 중심의 교육·훈련은 경쟁의 고통 증가와 심화만 유발하게 된다. 즉, 일자리를 원하는 경제활동인구의 국내취업은 노동공급자 간 경합과 배타성으로 인해 사회비용 절감효과가 제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 초안에는 일자리를 원하는 경제활동인구 청년의 경우 국외 취업과 창업만을 성과지표로 설정하였다. 왜냐하면 국외 취업은 경합문제 없이 실업문제를 해소하면서 국민총생산(GNP)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며, 창업의 경우도 직접적 경합문제가 없고 부수적인 일자리 및 생산물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즉, 국외 취업이나 창업의 경우 경합 없이 사회적 순편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성과지표로 설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구직단념자가 포함된 비경제활동인구 청년에 한하여 위 지표에 더하여 국내 취업도 인정하기로 하였는데, 이들의 경우 방치되었을 때 장기적 업무역량 저하, 부양자의 경제적 부담, 혼인 및 출산율 저하, 자립역량 저하, 스트레스·우울증·자살 등 사회가 떠안고 가야할 막대한 사회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업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청년들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보다 취약한 계층으로 인정하여 더 큰 사회비용의 절감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위와 같이 고민하고 제안했던 기획안은 이후 심의위원회 등의 검토를 거쳐 일부 내용이 변경되었는데, 아예 사업을 일반 무직 청년에서 비경제활동인구와 같은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것으로 바꾸고, 성과지표는 국내·외 취업과 창업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대상자와 지표를 통일하기 위해 수정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종적으로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이와 같은 과정에서 사회 전체적인 편익을 찾기 위해 고민했던 접근방식은 국가정책 기획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원문출처 : http://panimpact.kr/sibmag-sib-story-202002
(이 포스팅은 필자가 SIB 매거진 2020년 1·2월호에 게재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