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23

국민성에 대한 개인적 견해


각 국가의 민족들은 국민성으로 불리는 저마다의 성향과 기질을 가지고 있다. 각 나라의 민족들은 역사나 지리, 환경 등의 원인으로 다양한 성향과 기질을 지니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저마다의 독특한 선호가 반영된 문화와 사회를 형성해 왔다. 물론 모든 사람을 특정한 국민성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각 민족이 지닌 평균적인 성향과 기질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개개인의 성격이 완벽하지 못한 것처럼 국민성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되어 있다. 한국인도 마찬가지인데 배움에 대한 열망, 집중력, 근면 등 좋은 기질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정적인 성향도 있다. 여기서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안타까움에 고민했던 부분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인의 부정적인 특성

필자가 생각하는 매우 좋지 않은 한국인의 특성에는 거짓말, 허영심, 갑질, 분열 등이 있는데, 특히 거짓말의 경우 한국인의 대표적인 부정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은 거짓말로 남을 해치는 것에 능하다. 보다 정확하게 서술하면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진실이 아닌 언행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상대적으로 주저함이 적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거짓말 범죄인 사기·무고·위증의 경우 한국의 인구 대비 범죄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통계적 사실이고, 매체를 통해 정치인의 정쟁이나 유명인사와 공인들의 사건사고를 보면 일단 당연하게 거짓말부터 하고 보는 것을 많은 이들이 목도하고 있다. 거짓말 범죄가 높다고 하자 자료를 곡해하여 이를 변호하는 전문가도 있는데 거짓을 거짓으로 옹호하는 모습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일반 국민과는 동떨어진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도로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만 나도 뒷목을 잡고 나오며 돈 뜯어내는 평범한 사람들,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이익집단들, 남의 지식을 훔치는 표절과 부정행위에 무감각한 양심 없는 학계와 연구자들, 다툼이 생기면 일단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상대방을 억울하게 만드는 이웃들 모두 우리 한국인의 모습이며 이러한 일상적인 예는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한국인들을 거짓말에 능한 사람들로 만들었을까?


생존과 번영의 지표

나는 어떠한 사람이 그 사회에서 생존하기 유리했는지가 그 국민의 성향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국가와 사회에서 생존과 번영에 유리한 성향을 지닌 사람은 안전하게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자손을 낳고, 다른 이들의 생각, 문화와 사회에 더 많은 영향력을 전파하게 된다. 특정한 사회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에 적합한 성향이 다른 사회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그것이 국민성의 일부가 된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거짓말로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는 데에 유리한 땅이었던 것일까?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침략과 전쟁이 많았던 땅이다. 나는 국민성을 망치는 최악의 조건 중 하나가 피폐한 전란이라고 생각한다.

전란이 많은 나라에서는 가장 선량하고, 이타적이고, 용기 있는 이들이 가장 먼저 죽고 도태된다. 가족과 이웃, 나라를 사랑하고, 자신의 생명을 걸만한 용기를 지닌 이들은 누구보다 먼저 전장에 뛰어들거나 남을 구하기 위해 나서다가 먼저 목숨을 잃거나 다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그 사회에 가장 필요한 사람들일수록 먼저 사라질 가능성이 자연적인 상태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 비열하고, 간사하고, 자신의 이익이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남을 속이고, 뒤에 숨고, 용감한 이들의 생명을 앞세워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면서 최대한 생존의 가능성을 높인다. 그들의 생존력은 선량한 용기를 지닌 이들을 압도하게 된다. 그 사회에 가장 불필요한 사람들일수록 다른 이들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자연적인 상태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짓말과 파렴치함이 일반적인 상황보다 생존에 지배적으로 유리한 국가적인 상태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를 왜곡하고 번영하지 말아야 할 이들을 번영하게 만드는 불행한 역선택을 오랜 세월 고착시키게 된다. 그 사회에 꼭 있어야 할 선량하고 용기 있는 이들이 감소된 상태에서 비겁한 이들은 더 쉽게 살아남아 번성하며 자신의 비열함과 이기심을 유전으로, 가풍으로, 언행으로, 사회 시스템으로 자손에게 남기게 되고 이것이 누적되어 오랜 시간 동안 그 민족의 생각과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이와 같이 영혼과 정신이 빈약한 이들이 번성할수록 허영심, 갑질, 분열 같은 소인배 증후군이 만연해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다.

한마디로 국민성은 어떤 성향과 기질을 지닌 사람들이 그 사회에서 생존과 번영에 유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것이다.


선량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나와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이 땅에서 생존한 누군가의 후손이기에 이러한 논지를 인정하기 싫거나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이는 각 개인들을 일반화할 수 없는 평균적이고 상대적인 한국인의 부정적인 국민성만을 말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개선하고 발전하려면 인정하고 자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인정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시킬 기회조차 만들 수 없다. 개개인이 완벽하지 못한 것처럼, 우리 국민성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한국인이 지닌 부정적인 성향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과 제도는 이를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교육을 실천하고, 선량하고 정의로운 이들이 인정받고 쉽게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회에 만연한 악행이 있다면 이를 제대로 억제하는 엄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어떠한 이들이 혜택을 누리는 지에 관심 없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하는 무차별적인 공리주의는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선량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불의한 이들 대신, 선량한 이들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좋은 터전이 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고결한 가치를 위해 앞서 희생한 선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선한 용기를 지닌 조상들이 있었기에, 또는 그러한 사람들이 현재 우리 곁에도 있기에 그나마 우리가 아름다움과 정의로움을 말하고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