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와 사회적경제의 특징 및 장단점

 

시장경제(market economy)는 가격을 매개로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조정되고 자원이 배분되는 경제체제로서 계획경제에 대비되는 의미를 갖는다. 시장경제는 정부통제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되며, 엄밀히 말하면 시장경제와 사회적경제는 대립개념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는 정부 간섭의 최소화와 경쟁이 강조되는 자유시장경제의 부작용, 영리기업의 사회책임에 대한 무관심 등에 반응하는 대안으로서 관심을 받고 부각된 측면이 있다. 여기서는 최근 세계적 흐름에 의해 우리나라에 흡수된 자유와 경쟁이 중시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이에 대응하여 발전한 사회적경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이하 언급되는 ‘시장경제’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적경제와 대비되는 의미로 서술되며, 국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시장경제의 특징 및 장단점

시장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자유로운 생산과 거래에 의해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며, 효용 극대화를 위한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균형을 찾아 안정화되고 시장의 질서가 유지된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곧 경쟁의 자유를 옹호하는 배경이 되며, 경쟁에 의해 생산과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것 또한 시장경제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기도 하다.

 

시장경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경제주체들은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효율적인 생산을 추구하며, 이는 기술과 경영지식 발전의 토대가 된다.

(2) 기술과 경영의 발전은 생산성의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국민소득의 양적인 팽창에 기여한다.

(3) 외부의 통제 없이도 경제주체의 자발적인 동기에 의해 사람들이 노력하고 결정하는 동기부여 체계의 작동이 수월하다.

(4) 개인과 기업이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다.

(5)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에 기초한 선택의 자유와 정부로부터의 자율을 보장받는다는 이상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시장경제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장의 실패와 통제되지 않는 자유와 경쟁이 극단적으로 강조되는 현실에 있다. 극단적인 자유와 경쟁은 신자유주의의 모습으로도 발현되는데 경제적 의미의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라고 할 수 있다.

 

시장경제의 단점은 다음과 같다.

(1) 경쟁에 의해 필연적으로 낙오·실패하는 경제주체가 발생하게 되며, 일부 우월적 위치를 선점한 승자에 의해 재기(再起) 또는 패자부활이 어려워진다.

(2) 시장을 선점하거나 자본과 기술을 독점한 경제주체로 인해 시장의 공정한 룰이 깨지게 되면 기회의 불평등마저 발생하게 된다.

(3) 위의 결과는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 소득이동·빈곤탈출 가능성의 악화 등이며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게 된다.

(4) 재무적 이윤만을 지표로 삼는 시장경제의 무분별한 경쟁은 환경파괴를 불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악영향을 준다.

(5) 지나친 자율과 경쟁의 강조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정부의 기능까지 민영화의 논리로 포장하게 되며, 공공재가 과소생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회적경제의 특징 및 장단점

사회적경제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며, 활동가들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개념과 영역을 두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사회적경제투자자 국제협회」(INAIS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Investors in the Social Economy)에서는 사회적경제를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과 협동조합, 고용창출이나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사업, 실업자 및 빈곤층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제반 경제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회적경제를 ‘사회적 목적과 민주적 운영원리를 가진 호혜적 경제활동’으로 정의내리기도 한다. 핵심은 협동을 통해 공공이익을 추구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공동체 자본주의의 가치가 사회적경제의 철학에 녹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것들은 다소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의미로서, 보다 쉽게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적 접근보다 영역적 접근을 하는 것이 유용하다. 즉, 우리나라는 실무적 차원에서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분류해 놓았는데 여기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이 있다.

사회적기업 :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주식회사, 사단법인, 재단법인 등 다양한 법인의 형태가 있다. 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목적사업을 수행하지만 사회적기업이 되기에 일부 요건이 미충족되는 법인의 경우 지자체 조례에 의해 지자체장으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협동조합 : 조합원의 인적 결합체로서 1인 1표의 민주적 경영방식을 지닌 법인의 한 형태이다. 협동조합 자체로 공익을 추구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민주적 지배구조나 조합원 간의 연대 등으로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의 영역으로 편입된 측면이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에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정의내리고 있다.

마을기업 : 지역에 근거를 두고 주민의 참여를 통해 마을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 활동성격의 개념이며, 별도의 법인 형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어 마을기업의 육성을 명시하고 있으나 별도의 법적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행정부의 경우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지침이 있는데 이도 부처의 정책상 개념이며 법적지위에 대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다. 참고로 안행부 지침상의 마을기업은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이며, 여기서 마을은 ‘지리적으로 타지역과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면서 지역 내부에 상호이해관계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정리되어 있다.

자활기업 : 수급자와 같은 취약계층을 채용하여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자활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이전에 자활기업은 사회적경제의 영역에서 언급되지 않다가 비교적 최근에서야 한 영역으로 편입된 경향이 있다. 자활기업은 일반기업 중에서 지자체에서 인정서 수여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을 말하며, 자활기업이 되면 자활센터를 통해 사업자금 융자, 정부사업 우선 위탁, 생산품 우선 구매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활사업은 특성상 국민기초생활보장의 한 방편으로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분야로서 자활기업에게는 어느 정도 수혜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위의 각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특성을 볼 때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주요한 가치는 호혜의 원칙, 자립, 취약계층의 보호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에 기반하여 창출되는 사회적경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재무적 이윤이 아닌 사회·환경적 가치추구를 중심에 두어 기존의 경제주체들이 채우지 못하는 시장의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발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공공이 제공해야하는 사회서비스나 공공재의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2) 사회적경제의 주체들은 법인, 단체 등의 결성을 통한 경제활동 참여로 자생력을 추구하며, 그들의 활동이 지속성을 지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3) 호혜와 연대를 통해 돈이 아닌 사람의 가치에 관심을 가지며, 정성적인 측면에서 공동체와 지역발전에 기여한다.

(4)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서비스제공 등을 통해 복지의 사각지대와 양극화 개선에 기여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가 보이고 있는 한계는 추구하는 가치와 현실과의 괴리가 큰 상황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이를 설명하는 사회적경제의 단점은 다음과 같다.

(1) 자립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정부 보조금과 같은 외부의 시혜적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며, 시장의 경쟁을 통해 정제되고 강화되는 기존 기업에 비해 자생력이 약한 기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공익을 위한 일을 하지만 재무적 자생력이 없다면 일반 비영리활동단체로서 자기정체성을 찾아야함에도 보조금으로 지속하는 기관이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 의존성향, 경험의 부족 등으로 인해 자체적인 전문성과 효율의 제고를 위한 인식과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부족하다.

(3)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때 정부나 기업 등을 통해 투입되는 자금과 인력, 행정의 기회비용, 부정적 외부효과 등이 고려되지 않아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4) 사회적경제 주체들 스스로가 수혜적 관점과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경제가 시장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데에 장애가 된다.